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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읽기

[책 읽기] 지리의 힘 1편 _ 중국은 왜 깡패국가가 되었나

by thomasito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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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의 힘은 지정학적 위치에서 왜 그 나라가 그렇게 되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지정학이란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지정학적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만약에 조선이 한반도가 아닌 곳에 있었다면 임진왜란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반대로 미국인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정착했다면 지금과 같은 초강대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즉 지정학적 위치가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

 

 난 이 책이 정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 세계 각 나라에서 일어나는 뉴스들을 더 심도있는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유럽, 아시아, 중동, 중남미,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하나도 빼놓지 않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의 이슈를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책에 관한 서평을 중국, 중동, 남아메리카/아프리카에 나누어 써보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이나 서유럽 그리고 동아시아에 대한 내용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내용이라 굳이 다루지 않아도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먼 나라, 이웃나라인 중국에 대해 먼저 다루어 보겠다.

 

1. 중국은 왜 깡패국가가 되었나?

 중국은 과거에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였다. 광대한 대륙에서 들어오는 물자와 변방의 오랑캐(?)들이 보내오는 공물로만 살아도 충분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은 명나라 시절 정화가 함대를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누볐지만 자급자족이 가능한 국가였기 때문에 굳이 서양의 오랑캐들과 무역을 할 필요성이 없었다. 어찌보면 그 당시에 중국의 왕조들은 그냥 말만 잘 듣고 공물만 좀 갖다바치면 됐다. 유학이란게 그렇게 실리를 따지는 학문도 아닌지라 명나라 만력제는 아우인 조선을 도우려다가 국력을 엄청나게 소진했고 결국 청나라에게 대륙을 빼앗기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중국은 지금 완벽한 제조업 국가이다.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더라도 중국만큼의 가성비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나라는 아직까지 없다. 그러므로 중국은 원자재를 수입해서 완제품을 팔아야하는 경제구조이다. 그러므로 해상항로를 개척하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데 세계의 곳곳의 길목마다 미군이 있으니까 이게 거슬리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기를 쓰고서라도 아프리카에 돈을 퍼다줘서 원자재를 사오고 스리랑카에 해군기지를 지으며 해상항로의 안전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것이 중국이 해양대국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내가 중국을 깡패국가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지금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많은 국가들에서 행해지는 독재든 인권탄압이든 이런 것들을 중국이 전혀 따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미국은 언론과 국민의 눈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신경을 쓴다. 물론 미국이라고 해서 정당하지 않은 전쟁을 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국민은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비판할 수 있다. 

 

 중국의 무역길이 너무 길고 험난하므로 중국은 해양대국으로 갈 수 밖에 없고 결국 이것이 경찰국가인 미국과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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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항로를 지켜야 한다. 자국의 상품들을 시장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그 상품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자재 즉 원유 가스 귀금속 등을 들여오기 위해서도 말이다. 따라서 봉쇄당하는 경우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이 경우 외교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지만 점점 몸짓을 불려가는 자국의 해군력 또한 다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선의 보장책은 뭐니 뭐니 해도 파이프라인 도로 그리고 항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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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국은 왜 티베트를 포기하지 못하나?

 우리나라가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의 포화속에 있던 1950년 중국은 티베트를 강제로 자신들의 자치주로 편입한다. 티베트는 국가의 주권을 지키려고 UN에서도 호소해보았지만 당시 UN은 한국전쟁 때문에 그 목소리를 귀기울이지 못했다. 결국 1959년 달라이라마는 도보와 말에 의지해서 인도의 다람살라로 망명했고, 지금까지도 수 많은 티베트인들이 독립된 국가를 염원하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잊혀져 가는 티베트 독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자 많은 사람들이 분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진들을 볼때마다 진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 책은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게 된 것은 지정학적 논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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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정학적 공포가 있다 만약 중국이 티베트를 통제하지 못하게되면 언제고 인도가 나설 것이다. 인도가 티베트 고원에 통제권을 얻으면 중국의 심장부로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전초기지를 확보하는 셈이 되는데, 이는 곧 중국의 주요 강인 황허, 양쯔 그리고 메콩강의 수원이 있는 티베트의 통제권을 잃는거나 다름 없다. 티베트를 중국의 급수탑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미국의 버금가는 물을 사용하지만 인구는 5배나 많은 중국으로서는 이것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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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는 황하, 양쯔강, 메콩강의 수원지로 이곳을 다른 국가가 지배하면 수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기게 되고 이는 중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다. 

티벳은 황하와 양쯔강의 발원지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티베트 고원을 확보하면 주변국가인 인도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서 방어에 매우 유리하다. 인도와 중국은 1950년대부터 지지고 볶고 많이 싸우는데 최근에는 분쟁지역에서 군인들끼리 주먹다툼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아마 중국의 도발은 계속 될 것이다. 

중국, 인도 국경분쟁 군인들이 언월도를 들고 나왔다(!)

 

3. 왜 우리는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나?

 

 내가 호주에 있었을 때 되게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 나는 당시 호주에서 일을 하느라 사설 영어학원에 다닐 수가 없었다. 다행히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짧은 영어 클래스 수업들이 있어서 일하지 않는 날에는 거기 참여해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어느 날 캔버라 대학교에 다니는 어느 중국학생과 둘이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티베트 주제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호기심이 많은 나는 궁금해서 이렇게 물어봤다.

 

"친구야 근데 티베트 있잖아. 내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중국인들을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티베트는 너희들과 말과 문화도 다른데 왜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여야 한다고 생각해?"

 

"티베트 사람들 엄청 가난해. 중국이 그 사람들을 도와주는 거야."

 

 나는 이 대화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에 시선에서 티베트는 중국에 강탈당한 것이고, 달라이라마는 망명생활을 하며 독립을 외치는 것이 정당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친구의 말에는 한 치의 의심이 없었다. 정말 사고의 저 깊은 곳에서 뿌리깊게 형성된 믿음인 것 같았고, 실제로 중국은 소수민족의 발전을 위해서 통합을 하는 것을 당연한 행위라고 여기는 듯 했다. 

 

 그 이후로 중국 대륙을 여행하며 많은 중국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사람들을 보며 느낀 점이 바로 이 책에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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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서구인의 그 것과는 사뭇 다르다. 서구인들의 사고에는 무엇보다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반면 중국인들의 사고에서는 집단이 개인의 우선한다. 서구가 인간의권리로 여기는 것들을 중국 지도층은 다소를 위험에 빠트리는 위험한 이론으로 여긴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개인 이전에 대가족이 우선한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중국인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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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집단이 개인에 우선한다.

중국의 개인주의 지수는 거의 최하위권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가장 중요시하는 서구인의 사고에서 중국인을 이해하면 안 된다. 중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집단주의로 교육받고 국가와 사회를 비판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얼마전 BTS가 밴플리트(6 25 참전 미군 장성)상을 수상할 때 한미 장병들의 희생을 고귀하게 여긴다는 발언을 했다고 중국의 네티즌들이 BTS 불매를 하자고 했을 정도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국가관에 반하는 모든 것을 반대하며, 외세에 의해 지배당했던 경험이 있기에 국가가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도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과 비슷한 중국의 마인드 중 하나는 우리는 우리만의 방법이 있다는 사고 방식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지구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중국인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이 책임감 있는 국가로 성장하려면 민주주의 국가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중국이 1) 해양대국을 지향하는 이유, 2) 티베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3) 집단이 개인을 우선한다는 사실 이 세 프레임만 있어도 중국 관련된 뉴스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는 이 책을 설민석의 어쩌다 어른에서 보고 읽어보게 되었다. 혹자는 설민석의 대중적인 역사강의나 서평을 깊이 없다고 비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내용을 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아래 유튜브 링크를 걸어둔다.

 

https://www.youtube.com/watch?v=cMeQEvBG4jI&t=38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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