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속초에서 오는 길에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았다. <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라는 책을 읽다가 카모메 식당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저자는 카모메 식당 처럼 이쁜 주방 모습을 꾸미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주인공인 사치에는 노르웨이 사람들이 연어를 좋아한다는 이유 만으로 노르웨이에 일본 식당을 차린다.
마사코, 사치에, 미도리는 각자 사연이 있어서 노르웨이에 왔고 우연으로 같은 식당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화려한 톱스타 하나 없이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잔잔감성을 즐기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세 가지 정도 생각이 떠올랐는데
1. 사연 없는 인생은 없다.
사연 없는 인생은 없고 아픔 없는 인생도 없다. 그렇게 조금은 아픔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토닥거리며 살아가는 이 모습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아픔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픔과 함께 살아간다.
2. 결국 내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
미도리는 노르웨이 식으로 순록고기, 청어, 가재를 만들어서 오니기리(주먹밥)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한다. 사치에도 이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들어보지만 오니기리는 가장 일본적인 재료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본인 관광객을 모객해오면 어떨까 하는 미도리의 제안에는 지나가다가는 허기를 채우는 '동네식당'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사치에는 '가장 일본적인 모습으로 존재하는 동네식당' 이라는 본인의 모습대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야야 한다.
3. 친절함을 잃지말자
영화를 보는 내내 공짜 커피를 얻어 먹고 가는 노르웨이 학생이 있다. 돈도 안되는 손님이지만 그가 올때마다 사치에는 첫 손님에게 커피는 무료라며 진심어린 커피를 계속 제공해 준다. 상대가 잘난 사람이든 잘난 사람이 아니든 항상 사람들에게 친절한 자세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건 그 사람의 인격이기 때문이다.
깊은 생각은 할 필요 없었지만 짧은 교훈과 훈훈함을 선물해준 영화였다. ^^
(네이버 평점이 8.3 인 것을 보니 사람들은 이런 밍숭맹숭한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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