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점에 대해 가끔 생각해보곤 하는데 오늘은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라는 점을 한 번 적어보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는 자가 거주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가 혼재되어 있었다. 그때는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몰랐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되어 다른 동네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또 내가 다니던 학교는 당시에 상당히 권위주의적인 학교로 말썽 피는 아이들을 주변 공립학교에 협박성으로 전학을 보내버렸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열의가 있는 아이들만 남았다.
대학교를 가면서 동네의 차이가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의 컨버터블 스포츠카를 타고 등교하는 친구도 있었고,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같이 저녁에 술을 마시다가도 알바하러 간다고 뛰어가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그냥 평범하게 지하철 타고 부모님께 용돈 받고 다니는 딱 중간이었다.
군대는 또 다른 세계였다. 내가 갔던 곳은 사령부 본부였는데 서울대, 연고대 친구들이 수두룩 했고, 인서울 대학교를 안나온 사람들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게다가 당시에 유학생들도 많이 보게 되었는데 그 중 몇몇은 되게 부잣집이라고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미국 유학생활 이야기나 다른 사람들의 해외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있었다. 다행히 나는 간접적으로 경험의 외연을 넓힐 수 있었다.
여행도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던 기회였다. 하루에 5천원짜리 방에서도 자보고 1성급 호텔도 가봤다. 볼리비아의 광장에 앉아 구걸하는 아이들과 그 모습을 저 너머에서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들을 볼 때마다 혼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베네수엘라에서는 대저택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같이 밥도 먹고 오페라도 보러가고 마르가리따 섬이라는 곳에 있는 별장에 놀러가보기도 했다. 똑같은 중남미더라도 삶이 천차만별이었다.
인턴을 할 때나 직장은 군대랑 비슷했지만 그때부터는 현실에 대해 더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돌아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겪어보며 살았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다고 볼 수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사람과 이야기해도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내 장점이 아닐까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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