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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블라블라

너무 열심히하지 말자 (그냥 아무나 되자)

by thomasito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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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

 내 인생의 가장 큰 자랑이라면 1년 반 동안 놀기만 했다는 것이다. 이게 처음에는 자랑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니까 20대에 500일을 넘게 놀기만 한 사람이 흔치는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해서 또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진심으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길멍이들과 놀기

 

 참 인생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대학입시, 군대, 학교공부, 해외봉사활동, 인턴 등등 눈코 뜰새 없이 달려온 나에게 어느날 여유라는 것을 처음 가져봤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너무 불안했다. 우리는 일종의 관성을 가지고 산다. 너무 열심히 살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매우 불안하게 생각한다. 나도 남미여행을 하는 동안 돌아간 후에 대한 생각으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콜롬비아 엘 뻬뇰에서

 

 남미 사람들은 나에게 충격과 깨달음을 주었다. 한국사람들이 봤을 때 남미사람들은 뭔가를 진짜 열심히 하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뭐지? 사람들은 적어도 이방인의 눈에는 되게 행복해 보였다. 일을 하다가도 친구를 만나러 가고 아무리 바쁜일이 있어도 디스코테카에 가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어디나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음'을 배웠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그냥 혼자 알게된 것이었다.

파나마 산길에 귀여운 아이들 ㅋㅋ

 

열심히 해야 할 날을 위해 너무 열심히 하지 말자

 '열심히 하지 않음'은 내 인생을 돌아볼 시간을 주었다. 아무것도 열심히 하지 않음으로서 내가 살아온 길을 한 번 쯤 곱씹어보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주었다. 비록 하루하루를 3만원에 다니던 여행자에 불과했지만 내 인생의 받침돌이 되는 생각들을 이 시간에 많이 쌓게 되었다. 

 

 

 효리 누나가 TV에서 훌륭한 사람 되지마 그냥 아무나돼 라고 이야기했듯이 어쩌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관념 또한 우리를 얽메고 있는 사고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는 아무런 의무도 없다 그냥 태어났으니까. 열심히 훌륭하게 이런 것들보다 그냥 가장 나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때론 열심히 안 해도 되고 아무나 되도 된다.

효리누나 띵언

 

 물론 모든 '열심히 하지 않음'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열심히 해야할 때가 있다. 어쩌면 열심히 해야할 시간을 위해서 역설적으로 '열심히 하지 않음'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머리가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에 또 한 번 '열심히 하지 않음'의 시간을 가서 나를 단단하게 다지고 싶다. 

엘살바도르 국민호떡 뿌뿌사

 TV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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