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미를 떠나는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그때 멕시코에 있었다. 레온이라는 도시에서 카우치 서핑을 했는데 쏘치틀이라는 게스트가 낮밤 시간을 친구들과 보내게 해주고 자신의 방을 내주고 자신은 부모님 집에 갈 정도로 여전히 남미 사람들의 마음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과달라하라 공항에서 뉴욕 가는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남은 페소를 모두 쓰고 공항 가는 버스에 올랐다. 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 어떤 멕시코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자기 조카들이 미국에 있어서 조카들 생각이 난다고 했다. 나에게 버스 정류장은 공항과 꽤 거리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돈을 다 써서 까짓거 걸어가면 된다고 했다.
그때 아저씨는 나에게 지갑에서 50페소(2500원 정도)을 꺼내서 나한테 건내주었다. 옆에 있는 할머니도 나에게 20페소(1000원)을 꺼내서 주었다. 나는 손사레를 치며 거 부했지만 이 분들은 나에게 꼭 택시를 타고 가라며 이렇게 돈을 주셨다. 만리타국에 일면식 없는 가난한 여행자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셨던 것이다. 남미의 마지막 날까지도 남미 사람들은 나에게 따뜻함을 베풀어 주었다.
때로 인생이 힘들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남미 사람들이 나에게 베풀었던 따뜻함을 생각한다. 그래도 세상에는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귀중한 가르침을 주었던 그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있다.
나도 요즘 힘들 때가 있다. 때로는 하루가 벅찬 날들도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날들도 있다. 그런 날들이 있더라도 이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 힘이 날 것 같다.
바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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