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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블라블라

대화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 (INFP 인프피의 단상)

by thomasito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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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내용이 중요하지 않다

 나는 대학교 시절 부터 이것에 대해 되게 많이 생각했다. 우리도 하루에도 수 많은 대화를 한다. 매일 일어나는 일상부터 인생의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상대방이 대화내용보다 '대화를 재미있게 했다.' 라는 느낌이 마음 속에 남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이 글의 주제다.

 

 대학교 때 나는 보수 정치인들을 매우 싫어했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대학교 때 대학이라는 나의 생활공간에서 일어나는 권위주의들이 보수정치의 산물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은 중학교 친구와 정치 이야기로 다투고 그 이후로 연락을 안 하게 된 적이 있다. 사실 그 정치인들이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 무의미하게 다퉜나 후회를 참 많이 했다.

 

 그런 일련의 실수들을 반복하고 나서 대화의 내용 자체보다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와는 영화 이야기를 하고 투자를 좋아하는 친구와는 투자 이야기를 하고 커리어를 추구하는 이야기를 하면 커리어가 중요하다고 하며, 또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친구한테는 워라밸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을 했다.

 

나에게 대화의 목표는 친구가 집에 가면서 '오늘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라고 느끼게끔 해주는 것이 되었다.

 

 물론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의견이 없는 무색무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상대방 위주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나는 한편으로는 내 주관이 되게 강한 사람이다. 오랫동안 혼자 여행하며 지내오면서 개인주의자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서도 내 의견은 있는 편이다.

때론 대화에 굳이 토달지 않는 멍뭉이처럼 (아르헨티나에서)

 

MBTI 신봉자가 되다?

 요즘에 MBTI 로 성격을 분류하는 것이 때 아닌 트렌드가 되었다. 찾아보니까 사실 MBTI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남성인력이 부족하여 생산이나 후방 일선에 보내야 하는 여성인력들을 업무성향에 맞추어 분류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것이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탄 이유는 이 4가지 분류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성향과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굳이 긴긴 대화를 하지 않아도 대강의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최근에 내 성격이 INFP 인프피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왜 이런 대화를 이어오는지 조금은 깨닫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NFP 들의 성향 자체가 N(상상력이 많음), F(논리보다 감정을 중요시함), P(유동적이고 개방적인 사고)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까 어디나 쉽게 묻어갈 수 있는 성격들이다. 게다가 I(내향형) 성향이다 보니까 왠만하면 먼저 나서진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 모임을 주도하면 또 반드시 묻어가는 성향이다. 

 

 이외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인프피의 특징을 보면 내 성향과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 개인주의자다.
  • 이상주의자다.
  • 진정성을 중시한다.
  • 전통(관습)에 매달리지 않는다.
  • 이해심 많고 적응력이 좋으며 대체로 관대하고 개방적이다.
  • 조화롭게 살고자 하며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철저하다.
  •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을 즐거워 한다.

 ENFP, INFP 모두 이상주의자이긴 하지만 INFP 들은 그 중에서도 개인주의자에 속한다. 나는 1년 반 동안 혼자 여행을 다녔더니 혼자 보내는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내는 편이다.

여행은 인프피의 최적화된 놀이다

 

사람들은 대화에서 '공감'을 원한다

 사실은 INFP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대화에서 공감을 원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은 굳이 어떤 상황에 대해 논쟁하거나 평가받고자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는 공감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때로 이해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들어주고 고개만 끄덕여주면 될 일이다. 

때론 묵묵한 쳐다봄이 공감이 되기도 한다.

 INFP로서 계획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부족한 편인 것 같다. 배울점이 많은 ISTJ, ESTJ, INTJ, ENTJ 들을 보면 이것 저것 배울 점을 많이 찾아봐야 겠다. 때로 본인의 MBTI를 정확히 알게 되면 다른 유형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배워야 할 지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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