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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블라블라

넷플릭스 <마지막 차르>를 보고 난 잡설

by thomasito 202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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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체르노빌에 이은 넷플릭스 역사물 <마지막 차르>

 나는 원래 역사를 되게 좋아한다. 아마 덕후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종이의 집, 스위트홈 같은 것들이 나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본다. 내가 진짜 가장 의미있게 본 시리즈는 HBO의 '체르노빌' 이고 이번에 진짜 재밌는 걸 찾았는데 바로 '마지막 차르'이다.

 

넷플릭스 <마지막 차르>

 차르라는 말은 단순한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절대적인 권력을 의미할 정도로 제정 러시아는 막강한 제국이었다. 니콜라이 2세는 제국주의 열강이 경쟁하는 정말 중요한 시기에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다만 그런 것들을 판단하기에 니콜라이 2세는 능력이 너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프랑스처럼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선 것이 아니고, 레닌의 볼셰비키를 필두로 한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니콜라이 2세와 그 가족들의 운명은 시리즈를 보실 분들을 위해서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 가족사진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난 이 시리즈를 보고 만약에... 라는 질문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실제 니콜라이 2세 치하의 제정 러시아는 당시 구한말 조선과 굉장히 많은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1. 니콜라이 2세의 발틱함대가 러일전쟁에서 쳐발리지 않았더라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니콜라이 2세는 흑해의 발틱함대를 싸그리 모아 태평양 전선에 보내는데 얘네가 쓰시마 해전에서 격멸당함으로써 러시아는 조선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게 된다. 러일전쟁의 결과가 달랐다면 조선의 운명은 달라졌을 것이다.

 

2. 니콜라이 2세의 아들 알렉세이가 혈우병이 없었다면?

 

 제정 러시아 당시 혈우병은 유럽 왕족에서 전해내려오는 유전병이었으며, 당연히 왕족들은 그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잘 알고 있었다.(다쳐서 피가나면 피가 쉽게 안 멎는 병이라고 한다.) 결국 혈우병을 고칠 만한 의학적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무당(?) 이었던 라스푸틴을 궁궐에 들이게 되고 이 자가 최순실 같은 국정농단을 저지르게 된다. 그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만 어쨌든 이후 제정 러시아는 붕괴하고 소비에트 연방이 세워지게 된다.

 

 만약 알렉세이의 혈우병이 없었다면 니콜라이 2세도 라스푸틴같은 선무당을 궁궐에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고, 공산주의 혁명이 러시아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공산주의는 한때의 사상으로 지나갔을 수도 있으며 한국전쟁과 분단이 없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의 마지막은 정말 씁쓸하다. 그들이 왕족일 때 어떤 것을 누렸든 볼셰비키들의 마지막 처형 장면은 정말 참혹하다. 코로나가 끝나면 모스크바의 붉은광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궁전을 거닐며 이 시리즈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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