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미에서 만난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내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처음 들어갔을 때 한인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였다. 스페인에서 노트북을 털려서 정신이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내가 여행 다닐때는 내 나이 정도면 약간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서 아직도 취업 준비를 안하고 이렇게 싸돌아다니는 나랑 동갑인 친구가 있다는 것에 너무 반가웠다. 친구는 그 시절부터 티스토리 블로그를 했는데 그 블로그가 그때 당시 꽤나 대단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알고 보니 이 녀석이 주식을 엄청 크게 하는 친구였다. 가끔 보면 증권사 직원이라고 배짱이 큰 게 절대 아니다. 그러면서 아직 돈 벌 기회는 많아라고 하면서 나에게 툭 던져 준 종목. 그건 바로
오킨스 전자(080580) 였다.
전형적으로 사람들이 불나방같이 달려드는 종목의 전형적인 차트이다. 그래도 보통 이런 종목들은 다 테마가 있고 뭐 갖가지 이유들이 다 있기 마련이라 궁금한 마음에 구글링을 해보았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이유가 없다. 보통 종목명을 치면 테마주 강세라든지 임상 3상 임박이라든지 뭔가 뉴스거리들이 뜨곤 하는데 이 종목은 별 다른 이유가 없다.
무슨 회사인고 찾아보니 번인 소켓 기술을 가진 회사인데 반도체가 극한의 얼마나 버티는지를 실험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섹터는 반도체 소재이고 재무제표를 봐도 딱히 돈을 까먹는 상태도 아닌 것 같다.
당사는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 사업 (BiTS 사업부) 과 반도체 테스트 용역 사업 (반도체 사업부) 을 영위하고 있습니다.당사는 1998년 설립 이래 국내 최초로 번인 소켓 (Burn-In Socket) 을 개발, 기존 해외 메이커 제품이 독식하고 있던 번인 소켓 시장에 진입하였습니다. 반도체 검사용 소켓의 제조 기술은 선진 기술로 미국과 일본 기업이 전 세계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 및 시장성을 갖춘 제품군입니다. 당사는 이를 국산화, 경쟁력 있고 앞선 기술력으로 관련 제품을 생산하여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으며, 2006년도에는 반도체 사업부를 설립하여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하우스 사업을 같이 영위하고 있습니다.
머니파이위키 http://moneypie.net/wiki/v/%EC%98%A4%ED%82%A8%EC%8A%A4%EC%A0%84%EC%9E%90
그리고 이 쯤에서 공포가 오기 시작하는데 왜 오르는지 알 수가 없다. 아무래도 시총이 1400억 짜리 회사니까 몇 십억만 있어도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걸 이해하기는 하는데 마치 영화 극한직업에서 도대체 왜 장사가 잘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이런 기분일 것이다.
나랑 친구는 시차가 좀 달라서 남미에서 만나다가 헤어지다가 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쿠바에서 만났다. 쿠바는 정말 신기한 나라였다.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안 갔다.
시골에 갔다니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다닌다.
게다가 이런 말도 안되게 생긴 콜라를 마시면서 사는데도, (투콜라가 뭐니..?)
대형마트가 이 정도 수준인데다가,
아직도 길거리엔 혁명이 나부끼고 1950년대 미국차가 굴러다니는데도,
라틴아메리카에서 극강의 치안상태를 자랑하며,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밤에 걱정없이 다닌나라)
인프라가 썩 나쁘지 않고, 국민들도 병원가서 무료로 수술받는,
이해할 수 없으나 나라는 잘 돌아가는 그런 나라가 쿠바였다.
개별 종목에 대해 잘 모르는 편이긴 하지만, 오킨스 전자를 보며 나는 왠지 아바나 말레꼰 해변에 앉아 세상은 내가 이유를 모르지만 아주 잘 돌아간다는 인생의 진리같은 것을 생각했다(!)
쿠바가 그리운 날이다.
그냥 혹시 오킨스전자가 오르는 이유를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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