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여러가지 부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고 있다. 읽다보면 역시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워렌 버핏은 장기투자와 가치투자를 말하고, 헤지펀드의 대가인 레이 달리오는 어떤 경제상황에서도 절대수익을 달성하는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뱅가드의 설립자이자 패시브 투자의 대부인 존 보글은 시장을 이기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며, 슈퍼 개미로 이름난 분들은 개미는 장기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수급 분석을 통한 단타를 강조한다.
결과적으로 부 또는 경제적 자유에 대한 독서를 할 때 필요한 자세는 나에게 정답을 주는 투자방법이란 없다는 마인드셋이다. 나는 어떤 유형의 투자자에 가까운지 경험적으로 어떤 방법이 나에게 맞는 투자방법인지를 꾸준히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내일의 부는 저자 특유의 부에 대한 관점이 드러나는 책이다. 아마 몇몇 내용들은 독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으나 또 몇몇 부분에서는 저자가 경제현상을 분석하는 독특한 관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 저자의 독특한 관점을 3가지 정도로 요약해보도록 하겠다.
1. 미국에 투자하라.
저자의 판단은 결국 국내증시에 함몰되지 말고 미국에 투자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혁신은 2가지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첫 번째는 생산비용을 낮춰서 가성비 좋은 물건을 뽑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게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이것이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건비가 낮은 나라가 아니고, 베트남이나 미얀마로 눈을 돌리면 생산직 노동자를 월 300~500$ 수준에 고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인건비 대비 품질이 가장 높은 물건을 만드는 국가다. 다만 미국, 유럽, 우리나라같이 1인당 GDP가 2만불을 넘어버리면 이런 방식의 혁신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 오로지 경쟁력으로만 시장에서 살아남는 경우이다. 미국의 경우 10년전만 해도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이 엑손모빌같은 에너지 기업이나 GE같은 제조업 기업이었으나, 현재 시가총액 상위권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같은 테크 기업들로 교체되었다. 이는 규제가 없다시피한 미국이라는 환경이 기업가들에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파괴적인 혁신이 지속적으로 가능한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결론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에 대단히 비판적이다. 우리나라는 기득권들이 특권을 지키느라 타다와 같이 차량공유서비스가 뿌리조차 내리지 못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되게 공감한다. 우리나라도 GDP 3만불에 달하는 선진국에 진입하고 고학력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대졸자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면 그에 걸맞는 산업이 있어야 한다. 선진국에서 고학력 실업자들이 남아나지만 한편으로 필요한 노동력들을 외국에서 수입해야하는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시장의 문제를 정치와 관이 판단하고 있으며, 정부가 공적 일자리만 대거 창출할 뿐 기업가가 성장할 산업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기관에서 평가하는 우리의 혁신지수는 1,2 위를 다툴만큼 정상급인데 정부에서 제대로 육성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생산비용을 낮추는 혁신도 어렵고 파괴적 혁신도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인 혁신으로 기업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미국시장에 투자하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이다. 물론 세상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에 드는 혁신기업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적으로 봤을 때 미국시장의 발전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2. 1등에 투자하라.
저자가 개인투자자들에게 권하는 투자방법의 요지는 개인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1등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부동산 투자에서도 오를 곳을 열심히 분석하지 말고 이미 오른 곳을 사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미국의 현재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이다. 그 이전에는 아마존이었고 10년전에는 엑손모빌이었다. 이렇게 경제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시가총액 1위 기업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그 시대에 가장 돈이 잘 되는 비즈니스였다는 것이고, 시가총액 1위라는 사실은 시장의 투자자들의 수요와 공급이 만들어낸 팩트이다. 물론 변화는 정말 빠르다. 지금은 세계 시총 100순위에도 없는 GE는 10년전에만 해도 잭 웰치의 성공신화로 불리었던 기업이다.
사실 이 부분을 비판하는 분들도 많이 있던데 나는 이게 그렇게 의미없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 나라에서 시가총액 1등인 기업들을 생각해보자. 한국 삼성전자(시총 16위), 미국 애플(시총 1위), 중국 알리바바(시총 6위), 타이완 TSMC(시총 12위)를 보면 재무제표에 전혀 문제가 없는 우량기업들이다. 물론 밸류는 비쌀 수 있겠으나 재무제표가 훌륭하고 비전과 성장성이 있는 회사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동학개미로 불렸던 2020년 폭락장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한 사람들은 결국 돈을 벌었다.
3. -3% 하락에 주시하라.
아마 저자의 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나스닥 지수 -3% 하락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저자는 백테스팅을 통해서 과거의 대공황은 1달 안에 나스닥에서 -3% 이상의 주가하락이 4번 일어날 때 발생했으며, -3%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을 때 공황이 끝난것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보았다. 우선 나스닥 지수가 -3% 하락하면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관망하는 방법을 주장한다. 일견 언뜻보기에는 일리있는 주장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퀀트 투자에서 일반적으로 범하는 과최적화(Overfitting)의 오류를 범한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주가흐름으로부터 교훈을 얻고자 끊임없이 분석하고 파헤친다. 그래서 과거 주가흐름을 분석하여 그 모델을 과거 시나리오에 대입했을 때 완전히 최적화된 모델이 만들어져 백테스팅 결과가 아주 잘 나온다. 이를 과최적화의 오류라고 한다. 저자도 과거의 주가흐름을 보고 나름의 몇 퍼센트가 하락하고 몇 번이 하락하고를 분석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과거의 백테스팅이 미래의 주가흐름을 절대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것을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는 있겠으나 -3%룰을 메인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황의 지표를 주시하고 필요시 현금보유를 해야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무조건적인 장기투자와 존버만이 투자의 진리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공황의 징후만 읽고 일부만 현금보유를 하였더라도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많은 투자서적들이 그렇듯 나에게 정답을 주는 책은 없다. 사람이 웃긴게 공부의 내공이 늘어날 수록 세상엔 정답이없다는 이상한 정답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나에게 맞는 투자원칙이 있는 것이고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나는 -3%룰에는 다소 회의적이지만 혁신을 선도하는 국가인 미국의 1등기업에 투자하라고 하는 것은 중요한 투자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책을 접하시는 모든 분들도 나에게 맞는 부분만 취사 선택하셔서 성투하시기를 바란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조던 김장섭 님이 출연한 유튜브도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6uZKl-tXdo&t=36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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