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나침반이 필요할 때 보는 책
류시화 아저씨의 시집을 읽은 것은 대학교 때 였던 것 같다. 본인이 지은 시가 아니고 좋은 시들을 엮어서 시집을 내는 것도 스스로의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의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라는 구절을 참 좋아했다. 그리고 이후에 여행을 다니면서도 전자책으로 이 시집을 간간히 읽었는데 류시화 아저씨의 갬성은 배낭여행자의 감성과 너무도 잘 맞았다. 아무래도 류시화 아저씨가 수많은 여행의 시간 동안 깨달은 내용들을 기초로 시집들을 엮었을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산문집이다. 나는 여행을 마친 지 오래되었지만 여행자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여행 할 때 대부분 한 번 쯤 스쳐가거나 해본 생각들이다. 나는 여행을 할 때 그 때 적은 내 생각과 기억들이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에 대한 가치관이 되고, 나침반이 된다고 믿었다. 이 책은 그때 적었던 생각들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좋은 글귀들이 많이 있다. 혹시 내가 방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쯤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산문집이기 때문에 출근길이나 쉬는 날 편안한 마음으로 정말 읽기 좋은 책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을 몇 개 곱씹어 보려 한다.
1. 보편적이라는 기준이 오류를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보편적인 길이 안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을 걸으려면 그 길을 걸어갈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 길은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나의 자아가 빛나는 길이다. 나는 반수, 호주 워킹홀리데이, 세계여행으로 취업을 동기 3년 정도 늦게 했고, 때로는 초조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여행을 하면서 학교나 회사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웠고 세상에는 내가 걸어가야만 하는 나만의 길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보편적이라는 기준이 오류를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걸으려 면 편견에 반대편에 설 수 있어야 한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든 사람이 당신의 여행을 이해하리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길이지 그 사람들의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의 답을 찾는 것이 호모 비아토르이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나란히 걷는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에서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뒤를 좇는다는 것은 아직 마음이 담긴 길을 걷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가고 싶은 길을 가라. 그것이 마음에 담긴 길이라면 마음이 담긴 길을 갈 때 자아가 빛난다.
2. 마음의 주인이 되자
가끔은 걱정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한다. 20살 때는 군대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미래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은 현실에 근거한 걱정도 아니었을 뿐더러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라 남들이 할 수 있는 거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쓸데없는 걱정에 마음의 하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드느라 마음은 항상 바쁘다.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교수이며 명상 교사인 존 카바 친의 지적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에 한번도 완전히 존재해 본 적이 없을 수도 있으며 우리 자신의 충만한 가능성과 단 한 번도 완전히 접촉해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다. 생각이 자기 멋대로 꾸며낸 이야기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전에 알아차려야 한다. 두려움 욕망 불안을 연료로 마음이 지어내는 이야기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마음에 하인이 아니라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큼 큰 기쁨과 평화는 없다.
3. 삶의 지혜는 불행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 속에서도 건강한 씨앗을 심는 것이다
영원히 행복한 사람도 영원히 불행한 사람도 없다. 인생은 누구나 어느정도 불행하고 어느 정도 행복하다. 중요한 것은 불행한 순간에도 다음 행복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씨앗은 반드시 열린다.
삶은 이따금 우리 자신을 폐허로 만든다. 예기치 않은 불행이 영혼을 조각내고 상처투성이인 마음 밭에는 가시돋친 덤불만 무성하다. 살아있는 한 그런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치유를 위해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가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자신뿐 아니라 세상을 치료하는 일로 이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신의 인간이 지닌 자기 회복력이다. 인간은 언제든 슬픔을 딛고 운전한 존재로 돌아갈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성장하는 영혼이 세상을 성장시킨다. 내면에서 실한 도토리 열매를 꺼내 세상에 심는 것은 아름다운 숲을 예고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마음과 세상은 폐허인 채로 남아 있게 된다. 삶의 지혜는 불행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 속에서도 건강한 씨앗을 심는 데 있다.
4. 무엇을 하든 사랑의 마음으로 하라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자기 마음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는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뭐든지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자.
그대가 무엇을 행하던 사랑의 마음으로 하라. 미움의 마음으로 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부정적인 결과만 얻을 뿐이다.
5. 실상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고등학교 시절 쿠바에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냥 막연히 쿠바에 가보고 싶었다. 거기에 뭐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체 게바라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궁금했다. 결국 나는 쿠바를 가볼 수 있게 되었지만 단순히 그 목적지를 갔다고 내 인생이 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쿠바로 가는 여정에서 중남미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고 각자의 길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은 어딜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구를 만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보잘 것 없는 곳이든 웅장한 곳이든 그 목적지들이 가진지 목적은 우리에게 그곳에 도달하기 까지의 과정을 선물하는 일이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이것이 모든 목적지들이 숨기고 있는 참된 의도이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
때론 궁금하다. 왜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를 여행해도 사람들이 가지는 여행자 감성은 왜 비슷할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마음이 열려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떤 장소에 있어도 느끼는 바가 많으며, 마지막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건 아마 여행이 주는 낯선 공간의 느낌을 좋아해서일 것이다. 또 여행을 하다보면 나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도 많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사람을 보며 거울삼아 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여행 갈 때 가져가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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