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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읽기

알베르 카뮈 이방인 : 우리는 누군가의 이방인이다.

by thomasito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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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 느꼈던 순간

 1년 반 동안 여행을 다녀와서 취업했을 때 취업 스터디에 간 적이 있었다. 정말 자소서를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사람의 날 것 그대로의 자소서를 보면서 팀원들이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해 본 일을 적으라는 항목에 나는 세계 여행을 적었고, 세계 여행의 동기가 어렸을 적 읽었던 체 게바라 평전과 쿠바 혁명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했던 인턴이나 해외봉사활동, 알바 등등 세계여행보다 열정적으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적었다.

 

 특히 나중에 은행권에 합격한 한 분은 '체 게바라'같이 반항적인 키워드를 넣으면 서류에서 반드시 떨어지니까 이 부분을 빼라고 하셨다. 물론 그 분들이 수정해주셨지만 그냥 고쳐서 내지는 않았다. 취업을 위해 자신을 깎아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나를 깎고 싶지 않았다. 당시에 느꼈던 기분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자신을 깎는다는 거였다.

 

난 취업계의 이방인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한 번쯤은 누군가의 이방인이 된다.

 

뫼르소 너무 멋있다!

 주인공인 뫼르소는 재미있는 인물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어머니의 얼굴을 보지 않고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다. 장례를 마치고 태연히 출근하여 일을 하고 여자친구를 사귄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감정과는 다르게 굉장히 무심한 편이고 인생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소설 초중반 정도에 여자친구인 마리가 나를 사랑하나요? 라고 묻자 사랑하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나와 결혼할래요? 라고 묻자 원한다면 하지 라고 대답하는 재미있는(?) 내용도 있다. 

 

 나는 그런 건 아무 중요성도 없는 것이지만 마리가 정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결혼을 요구한 것은 그녀이고 나는 승낙을 했을 뿐이다.

 

뫼르소는 상식에 근거하지 않은 사람이다. 어찌보면 깎이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지키는 사람이다.

 

 독서모임에서 어떤 분은 뫼르소를 멋있는 분으로 묘사했다. 물론 뫼르소는 좀 과한 감이 있지만 조금만 순한 버전으로 현실에서 태어났다면 현대사회에서 자기주관이 있는 멋진 사람일 것이다. 회사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회식이 있어도 내 약속이 중요하니까 그냥 휙 가버리는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어쨌든 뫼르소의 저 뜬금없는 자기주관은 1960년대에도 사람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는지 이방인은 향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된다.

 

이방인의 유명한 첫 문장

 

눈이 부셔서 아랍인을 쏴버렸다

 뫼르소는 어느날 친구(동네 양아치..?)인 레몽과 술을 마시게 되는데, 레몽은 어떤 여자에게 손찌검을 했고 그것을 복수하기 위해 아랍인들은 레몽을 만나게 되고 뫼르소는 총을 쏘려는 레몽의 총을 빼앗는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런 내용이었다. 그런데 뫼르소가 다시 길을 걷다가 아랍인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아랍인이 가지고 있던 칼에 비친 해가 너무 눈부셔서, 말 그대로 눈이 너무 부셔서 아랍인을 쏴버렸다. 첫 발을 탕! 그리고 몇 초 뒤 탕탕탕! 하여 아랍인을 살해해버리고 만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 프랑스령 알제였기 때문에 사실 아랍인을 죽인 뫼르소는 잘만 대충 둘러대면 어떻게 풀려날 수도 있는 시대적 배경이었다고 한다. 뉘우치는 척 하고 범행동기가 정당방위라고 우기기만 했어도 풀려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뫼르소는 하나님 아래서 사죄하라는 검사의 진술에도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뫼르소는 변명이 아니라 진심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 

 

 이렇게 되자 결국 판사는 뫼르소에게 사형을 구형한다. 뫼르소는 왠지 모르게 슬퍼하지도 않고 오히려 부조리한 삶을 끝마치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기색이다. 뭔지 모르게 여러모로 이상한 이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난다.

 

 

나로서 살기. 우리는 모두의 이방인이다.

 이방인이 주는 메시지는 '거짓없이 나답게 살기'라고 생각한다. 눈이 부셔서 아랍인을 쐈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설적인 장치도 있지만 결국 뫼르소는 마지막 사형 구형까지 거짓말을 하지 않고 나답게 생각하고 나답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사회적인 환경 때문에 나답게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 소설에 매력을 느끼고 그토록 오랫동안 읽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요컨데 뫼르소라는 인물은 우리가 마음 속에 한 명 쯤은 품고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우리는 결국 모든 이들의 이방인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나만의 생각과 관념을 품고 있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그것들이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를 해치면 안되겠지만.

 

 때로는 이방인 처럼 거짓없이 나답게 살고 싶다.

 

가장 유명한 민음사 버전

 

나는 그 까닭을 알고 있다. 너도 그 까닭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온 이 부조리한 생애에선 미래의 구렁 속으로부터 항시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도 오지 않은 세월을 거쳐서 내게로 불어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더 실감난달 것도 없는 세월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모두 다 그 바람이 불고 지나가면서 서로 아무 차이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죽음, 어머니의 사랑, 그런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이냐!

 

심심해서 chat gpt 에게 카뮈 이방인을 요약해 달라고 해보았다.

 

카뮈의 '이방인'은 죽음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다루는 소설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메르소는 죽음에 대한 무관심과 냉담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의 인생은 사회적인 규범과 관습에 반대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는 어떠한 목적도 가지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믿습니다.

 

소설은 메르소가 그의 어머니의 죽음과, 이후에 발생한 아랍인 남성 살인 사건으로부터 벌을 받게 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그러나, 소설은 단순한 범죄소설이 아니라, 죽음과 사회 규범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메르소는 범죄의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법정에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느낀 것과 경험한 것을 말할 뿐이며, 이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소설에서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과 개인의 자유, 사회적인 규범에 대한 반항 등의 주제가 다루어집니다. '이방인'은 카뮈의 철학에 대한 대표작 중 하나로, 그의 철학적인 시각을 강력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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