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힐 + ABC는 ABC 만 가는 것보다 2일이 더 필요하다
푼힐 전망대를 가느냐 안 가느냐에 따라서 안나푸르나의 여정이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먼저 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ABC 트레킹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전에 아래와 같은 지도를 한 번 보자.
우선 ABC 코스만 가는 것과 푼힐+ABC 코스를 가는 것은 출발점이 다르다. ABC 트레킹의 출발점은 지누단다이며 내려오는 곳도 지누단다이다. 다만 푼힐+ABC 트레킹은 올레리에서 시작해서 ABC를 찍은 후에 지누단다로 내려온다. 푼힐+ABC가 코스가 더 길기 때문에 보통 ABC 코스는 5박 6일, 푼힐+ABC 코스는 7박 8일 정도 소요된다.
소요일정이 2일 차이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와 체력이 되시는 분은 푼힐을 가도 괜찮지만, 시간이 빠듯한 분들은 푼힐을 가는 일정을 빼고 2일을 아낀다면 패러글라이딩, 번지점프, 승마 등등 포카라에서 재밌는 액티비티들을 더 할 수도 있다.
ABC 트레킹의 목적이 무엇인가? 안나푸르나를 보는 것!!
ABC 트레킹을 가기 전에 이 트레킹의 가장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저 구멍 뚫린 도넛 같은 곳 안쪽으로 들어가 안나푸르나를 가까이 보는 것이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올라가는 길에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도 있기 때문에 마차푸차레도 엄청나게 가까이 볼 수 있다.
기억하자.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목적은 안나푸르나 봉을 "가까이서" 보는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자. 푼힐은 실질적으로 저 도넛사이로 들어가는 길에서 한참이나 빠져있다. 그 이유는 푼힐전망대는 안나푸르나를 메인으로 보고자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푼힐의 장점은 디올라기리와 안나푸르나 측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 마차푸차레도 일부 보일 것 같다. 나는 푼힐전망대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아무것도 못봤지만 정말 안개가 걷힌 푼힐전망대를 찍은 사진은 진짜 예쁘다.
하지만 푼힐전망대의 단점은 이 봉들이 너무 "멀리서"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ABC 트레킹을 하면 날씨가 좋은 상황에서는 멀리서 마차푸차레나 안나푸르나 봉은 시도 때도 없이 보인다. 그리고 사실 포카라 시내에서도 마차푸차레 봉이 보인다. (페와 호수에서 보우팅을 할 때도 봤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트레킹을 하면서 저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게 희소한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민을 한다면 푼힐은 가지말자! 네팔에 더 재미있는 것이 많다.
물론 히말라야가 정말 좋고 산행 자체가 좋은 사람이라면 푼힐을 가든 어딜 가든 그것은 고민이 필요없는 일이다. 다만 본인이 푼힐을 가지말지 고민이라면 나는 굳이 안 가도 된다! 라고 용기있게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본질적인 목적만 달성한다면 되고, 사실 네팔에서 트레킹 말고도 재미있는게 많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사랑코트에서 뛰는 패러글라이딩이다. 승마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블로그를 보니 대중적인 액티비티는 아직 아닌 가보다.
참고로 나는 네팔 트레킹을 하고는 싶은데 너무 긴 일정이 부담된다면 오스트레일리안 베이스캠프(스몰 ABC) 트레킹도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한다. 내가 예전에 네팔에 갔을 때는 일정이 조금 부족해서 스몰 ABC를 했는데 1박 2일 일정으로도 충분하고 아주 평범한 사람이 가도 전혀 무리가 가는 일정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가성비가 너무 좋아서 짧은 일정으로도 안나푸르나 지역의 메인 봉우리들을 다 볼 수 있다. (물론 멀리서)
꼭 모든 일정에 얽매일 필요 없다. 여행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에 맞는 것을 하면 그만이다. 이 글이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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