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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인도(India)

[인도 2편] 바라나시 _ 죽음을 보러가 삶을 배우다

by thomasito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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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앞에 베나레스라는 인도음식점이 있다. (굉장히 맛있다.) 베나레스라는 표현은 서양인들이 바라나시를 부르는 말이고, 원래 이름은 바라나시(Varanasi)가 맞다. 사람들이 이 도시를 보러가는 이유는 이 도시가 가장 인도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이 곳은 수많은 인도사람들이 죽으러 오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정치적 지역구이기도 한 이곳은 수많은 백패커들이 모이는 곳이다. 왠만한 인도패키지에도 타지마할과 함께 바라나시는 반드시 들어가는 것 같다.

 

강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출처 : unsplash)
계단에서 노는 사람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판단하든 인도사람들은 갠지스강을 굉장히 성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강을 따라서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데, 도시에서 어디로 나가든 강가에 다다를 수 있고 거기서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딱히 뭔가를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거기서 뭘 먹기도 하고 강에 가서 몸을 씻기도 하나 보다. 좀 인도라는 나라를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이해하기가 되게 힘들다. 그건 바로 힌두교라는 종교 때문이다.

 

 힌두교 사원을 가보면 되게 혼란스럽다. 일반적으로 교회나 성당은 예수님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힌두교는 신이 되게 많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시바(파괴의 신), 비슈누(유지의 신), 브라흐마(창조의 신)이다. 브라흐마는 원래 머리가 5개 였는데 시바에게 까불다가 머리가 4개가 되었다고 한다.(출처 : 나무위키) 어쨌든 브라흐마는 세상을 창조하는 일을 다 끝내버려서 그런지 인도에서도 별로 인기가 없고, 인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파괴의 신인 시바와 유지의 신인 비슈누이다.

시바, 비슈누, 브라흐마

 

신기하게 신들의 피부색이 하늘색인 경우가 많다. 코끼리 머리를 한 신은 가네샤(시바의 아들)로 시바와 어머니 파르바티의 아들인데 탄생 일화가 있다. 어머니가 목욕하는 걸 못들어오게하다가 아버지 시바까지 들어오지 못 하게 했고 화가 난 시바가 목을 베어버렸고 파르바티가 울부짖으면서 사실을 이야기하자 경솔함을 후회하고 다급히 지나가던 코끼리의 목을 베어 얹어 주었다고 한다.

가네샤

 

 뭔가 이런 이야기 자체도 너무 특이하지 않나..? 아무리 화가 나서 아들의 머리를 베는 것도 이상하고 코끼리 머리를 붙이는 것도 이상하고..  시바가 홧김에 브라흐마의 머리를 하나 날려버리기도 하고.. 뭔가 힌두교 자체가 암튼 되게 재밌는 종교이다. 이런 걸 알고 보면 인도여행이 되게 재미있다. 어쨌든,

 

인도를 이해하려고 해선 안 된다. 받아들여야만 한다.

 

 

 바라나시에 가면 보트투어가 있다. 보트를 타고 바라나시 전체를 구경하는 코스인데, 인도 답게 이 모든 걸 사람이한다. 한국말을 되게 잘하던 철수 아저씨라는 사람이 가이드였는데 되게 좋은 분이었다. 사실 바라나시에서 사람들이 보고싶은 건 화장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찍는 건 인도문화에 대한 존중도 아닌것 같고 망자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서 사진으로 남겨두지는 않았다. (최근에 블로깅을 보니까 철수 아저씨는 아직도 건재하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계신것 같다.)

 인도에서는 길에 강아지가 정말 많다. 인도에선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길에 돌아다니는 길멍이들이 진자 많다. 강아지를 따로 키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고 그냥 같이 이 세상에 공존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심심해서 베나레스 대학교 구경을 갔는데 뭔가 대학생들이랑 사진도 찍고 지금와서 생각하면 되게 웃기다. 대학치고는 낙후되어 보였지만 교정에서 만난 학생들은 진짜 친절했다. 인도 관광지에 그렇게 외국인이 많아도 관광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사람들이 되게 신기하게 쳐다본다. 인도같은 경우 학생에 비해서 대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 대학교만 다니는 것만으로도 거의 엘리트라고 봐야한다. 

 

 새끼 강아지, 대학생들을 보며 바라나시는 인도인에게 죽음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역시 삶의 장소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갠지스 강은 삶과 죽음의 아주 작은 경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 죽음을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라나시는 죽음을 보러 갔으나 삶을 가르쳐준 곳이었다.

 

[인도 Intro] 하한가 맞고 오를 일만 남은 여행

[인도 1편] 델리 _ 혼돈과 카오스

[인도 2편] 바라나시 _ 죽음을 보러가서 삶을 배우다

[인도 3편] 콜카타(캘커타) _ 소고기여행 X 영국여행

[인도 4편] 다르질링 _ 인도에서 티벳을 보다

[인도 마무리] 여행의 이유를 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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