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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인도(India)

[인도 4편] 다르질링 _ 인도에서 티벳을 보다

by thomasito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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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다르질링. 그 이름만 들어도 다시 가고 싶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바라나시에서 다르질링에 가려면 하루 온종일을 이동해야 한다. 우선 바라나시 기차역에서 뉴잘파구리역까지 12~13시간 정도 소요된다. (연착을 밥먹듯이 하는 인도의 기차 특성상 이 시간은 미니멈이다 ^^). 그리고 뉴잘파구리역에 내리면 다르질링으로 올라가기 위한 지프차들이 엄청 깔려있다. 이 지프차를 타면 한 3~4시간 정도 걸리는데 올라가는 길이 좋은 말로 말하면 경치가 좋고 나쁜 말로 하면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 길이다.

 

 

2등칸 3층 침대 정말 열악하다 ㅋㅋ
지프로 올라가는 길

 

 

다르질링은 어떤 동네인가?

 다르질링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이 동네 시킴(Sikkim)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야한다. 지금 인도의 한 주이기도 한 시킴은 왕국이었다. 다만 힘은 별로 없었는지 티베트와 부탄, 그리고 청나라에게 번갈아 가며 나라가 침략당했다. 그러던 중에 영국의 식민지배가 시작되자 영국령 인도에 편입되었다. 영국은 이 동네에 네팔인들을 엄청 이주시켰고 역사적으로 왔다갔다 했으니까 티베트, 부탄인들도 많이 있었다. 인도가 독립할 때 시킴은 나름의 독립국이 되고 싶었으나 인도는 재빨리 자신의 주에 편입한다.

 

 

도시가 산등성이에 걸쳐있다

 

 그래서 다르질링 시내를 걷다보면 인도의 다른 도시들과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생김새도 되게 다르고 우선 해발고도가 2000 미터 다 보니까 날씨가 굉장히 춥다. 내가 인도에 간게 2월달이었는데 바라나시나 콜카타에서는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 정도로 반팔셔츠에 바람막이 입고다니는 정도였으나 다르질링에 가서는 갖고 있는 모든 입을 꺼내서 입어야 할 정도로 추웠다. 그래도 이런 조용하고 깨끗한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

 

 

 이 동네는 또 타이거힐스에서 칸첸중가를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다보니까 칸첸중가 같이 큰 봉우리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여기에 가려면 전날에 투어를 미리 신청해야 하고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긴하다. 시계탑 근처에 가면 지프들이 많이 있고 가격이야 인도니까 흥정치면 된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서 그 아름다움을 모두 담지 못했다.

 

여행에서 항상 아름다운 것을 볼때마다 이걸 담아내기엔 카메라가 너무 모자라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타이거 힐에서 사진사 아저씨랑

 

티베트인들과의 만남

 다르질링하면 또 티베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티베트는 한국전쟁의 포화가 한창이던 1950년 중국은 티베트를 자치주로 강제편입한다. 티베트인들은 UN 에서도 이 안건을 제기하고 여러모로 노력해보았지만 당시 UN은 한국전쟁으로 겨를이 없었고 우리나라만큼 지정학적인 중요성도 적었던 티베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1959년 달라이라마는 도보와 말에 의지하여 거의 탈진상태로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한다. 그 와중에 중국에 넌덜머리가 난 많은 수많은 티베트인들도 인도로 넘어왔고 당시 제3세계의 대장노릇을 하고 싶었던 인도의 네루는 이들을 모두 수용한다.

 

 

 

  여담으로 티베트 불교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해 볼까 한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의 환생과 윤회를 믿는다. 그래서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그가 환생하여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래서 환생한 사람을 찾아다니며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입적한 달라이 라마와 같으면 그 사람을 다음 달라이 라마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감독이 만든 <다시 태어나도 우리> 라는 영화에 잘 나타나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르질링에서 우연히 티베트 난민센터를 찾아 구경해보게 되었다. 내부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전통방식으로 실을 뽑고 옷을 직조하고 계셨고, 밖에서는 아이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다. 티베트 말만 할 줄 안다면 하나의 역사책과 같은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마음의 쉼터 다르질링

 또 먹는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티베트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수제비같은 음식을 먹는데 그 음식의 이름은 뗀뚝(Thentuk)이다.  면으로도 시킬 수 있어서 우리나라의 칼국수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항상 비리야니와 커리만 먹던 인도생활에서 이렇게 뜨끈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다르질링이 안식처가 될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쿵가 레스토랑(Kunga Restaurante)라는 곳이 유명하다.

 

 

goo.gl/maps/mQx6ZQ1ggsdUsiQF6

 

Kunga Hotel Restaurant & Bar

★★★★☆ · 중국 음식점 · Boudha Rd

www.google.com

 여기서 또 웃긴게 초키네 곱창국이라는 메뉴가 되게 한국사람들에게만 유명하다. 아마 곱창이니까 당연히 인도음식은 아니겠으나 이름을 모르고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다. 음식이 비주얼이 되게 좋은데 초점이 흔들렸다 ㅠ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모 라고 해서 우리로 치면 만두도 되게 맛있다.

 

 

여행은 내 안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이다.

 나는 여행이 내 안의 세계가 확장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여행을 해서 취업에 딱히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투자가 되서 나중에 소득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행은 다양한 문화와 수만가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을 벗어나 이렇게 많은 교류를 하면서 내 안의 세계가 많아진다. 인도라는 세계, 인도에서 만난 티베트인들이라는 세계, 티베트의 역사라는 세계 등등. 이렇게 나의 세계가 확장될 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또는 타인을 이해하는 시선이 훨씬 넓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걸 숫자로 환산할 수 없지만 여행이 주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르질링을 떠나는 마지막 날 티베트인이었던 호텔 주인님의 집에 초대받아 집 구경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대부분 부모님이 인도로 넘어오시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에 잘 자리잡아 비즈니스를 하게 된 이야기 등등. 게스트들이야 하루이틀 묵고 가는 사람임에도 한 명 한 명 초대하는 그 정성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다르질링에서 기억들은 내 삶의 금전적 가치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언제든 다르질링에 돌아가고 싶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인도 Intro] 하한가 맞고 오를 일만 남은 여행

[인도 1편] 델리 _ 혼돈과 카오스

[인도 2편] 바라나시 _ 죽음을 보러가서 삶을 배우다

[인도 3편] 콜카타(캘커타) _ 소고기여행 X 영국여행

[인도 4편] 다르질링 _ 인도에서 티벳을 보다

[인도 마무리] 여행의 이유를 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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