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은 처음에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차분히 말씀하시는 모습도 좋았고, 우리에게 생소한 법의학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 사회에서 법의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해주시는 게 인상깊었다.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 : 삶을 소중히 하기 위해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 기를 바라는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담는다."
이 책은 법의학과 죽음에 대한 유성호 교수님의 생각을 알기 쉽도록 쓴 책이다. 어쨌든 법의학자라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인간이 죽어서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죽음과 관련된 사건들과 멀리하기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죽음이란 무엇이고 다시 생각하면 현재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귀중한 시간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죽음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한 번 적어보겠다. 내가 처음으로 죽음을 가깝게 느꼈을 때는 고등학교 친구가 죽었을 때였다. 나는 고등학교 때 성격이 꽤 모난 사람이었어서 친구가 별로 없었다. 우연히 졸업을 하고나서 매일 밤 친구와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다 보니까 둘이 꽤 친해지게 되었다. 친구는 공부를 꽤나 잘했고 사법시험을 준비했는데 난 그 친구가 항상 부러웠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술도 잘마시고 때로는 친구 앞에서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다.
2015년 콜롬비아 보고타였다. 나는 친구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다른 친구에게 전해들었고, 하루 이틀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가끔 그 친구가 생각난다.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즐겁게 지내고 있을까 생각하며 어찌보면 내가 살아있는 것도 기적같은 일이라 생각하면 하루하루는 소중하고 귀중하게 느껴진다.
죽음을 준비하자 : 나의 주체적인 죽음을 위하여
"왜 삶의 마지막 가장 중요한 마지막 스토리를 내가 못 쓰고 다른 사람이 쓰게 하는 것일까 내 인생의 마지막은 반드시 내가 종결지어야 한다."
이 책은 주체적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대부분 사람들은 죽음을 준비없이 맞이한다. 언제 올지 모르고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유성호 교수님은 마지막 순간에 연명의료를 선택할지 선택하지 않을 것인지, 나의 장례식은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 누구도 쿨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지만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도 언젠가 죽음을 맞아야 한다면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항상 만들고 실천해보자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자각한다면 반드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이것저것 소망을 실현해 보는 삶을 살아볼 것을 권유한다. 거기에다 내 삶의 종언을 구성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모두 버킷리스트라는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항상 어떠어떠한 이유 때문에 그 일을 미루고 못하기 마련이다. 사실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돈을 벌고 자기 스스로를 또는 다른 사람을 부양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1년 동안 세계여행이라든지 영어로 다른나라에서 공부해보기와 같은 버킷리스트를 꼭 실천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성호 교수님의 직업관도 참 좋았다. 빛나는 스타보다는 은은히 빛나는 사람이라는 부분이 좋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 죽음 강의를 듣고 법의학자들의 길을 선택한 단 한 번도 진로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고 지금도 여전히 평생의 업이 라고 생각하며 일한다. 찬란하게 빛나는 스타보다는 소박하지만 은은히 빛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망이 내 안에 간절했던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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