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의 유상증자가 12월에 계획되어 있는데, 나는 앞으로 맥쿼리인프라의 수익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여기에서 항상 강조했다. 유상증자의 주요요인 중 하나인 동북선 도시철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그 전에 유상증자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되시는 분들은 여기를 보시면 좋겠다.
노원구 주민의 교통 불만
솔직히 1~9호선 같은 메인 노선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분당선, 김해경전철과 같이 minor한 노선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유는 너무 간단하게도 내가 이용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서른이 넘어서야 분당선과 신분당선을 처음 타봤는데 그때 왜 분당 집값이 비싼 지 알게되었다. 분당에서 강남으로 들어가는 교통이 그렇게 좋은지 몰랐던 것이다. 요지는 그 동네 안 살면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노원구에서 30년을 살았고, 은행사거리는 밥 먹듯이 다닌다.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과 더불어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3대 학원가로 꼽힌다.(물론 집값이 많이 밀리기는 한다 ㅠ) 그런데 이 동네의 가장 큰 단점이 교통이 별로라는 점이다. 4호선 상계역도 걸어서 한 15분, 7호선도 한 20분 거리다. 이 은행사거리에 드디어 동북선 도시철도가 드러서게 되었고 집값도 많이 올랐다.
1. 최소운영수입보장(MRG)가 없다.
나는 향후 맥쿼리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맥쿼리가 나라로부터 얼마나 수입을 보전받을 수 있는지, 수입 보전이 끝나면 돈을 얼마나 벌 것인지 눈을 부릅뜨고 봐야한다고 항상 강조했다. 지금까지 맥쿼리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받쳐줄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북선 경전철은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없다. 아마 추측컨데 9호선 이후로 나라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나 싶다.
그래서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실시협약은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자 수준으로 최소운영수입보장에 비하면 훨씬 약한 수준의 협약이기는 하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는 주요 의무는 이 정도이다. (투자하이라이트 주석에 아주 귀엽게 적혀있다.)
- 무임승차 수요에 의한 손실보전 (실시협약상 연도별 추정교통수요의 21.2%~30.8% 범위 내)
- 실시협약상 운임과 추징운임 간의 운임차액 지급
- 실시협약 해지시 해지지급금 지급 등
최소운영수입보장(MRG)가 없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2. 어마어마한 배후지 인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후지 인구가 어마어마하다. 서울시의 구별 인구밀도를 보자. 노원구 4호선 상계역을 출발해 2호선 왕십리역으로 들어가는 이 노선이 훑고 지나가는 구역의 인구만 합산해도 무려 200만명이다. 대구 광역시 인구가 250만명이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인구수다. 특히 강북구와 성북구에 교통이 별로라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사람 없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맥쿼리 인프라의 보도자료에서도 노선의 역세권 인구를 약 52만명으로 보고 있다.
3. 맥쿼리인프라의 투자구조
맥쿼리인프라는 어렵다. 각 프로젝트마다 투자구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 반드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맥쿼리인프라의 시가배당률은 6%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1%이다. 그렇다면 6% 배당률을 지키는 수익의 원천은 바로 어디서 나오느냐? 바로 지분(Equity)투자와 후순위채권 투자가 있다. 이건 동북선 도시철도만 그런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그렇다. 은행은 투자에도 있어서 대부분 항상 선순위에 있다. 맥쿼리인프라도 선순위대출금 대주단을 보면 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이다.
쉽게 말해서 식당을 열었는데 사장님 돈 1억(지분투자), 친구 돈 1억(후순위 대출금, 의리로 빌려줌), 은행 돈 1억을 태웠다. 그리고 사업이 망했으면 사장님 돈을 가장 먼저 날리고, 그 다음이 친구 돈이고 그 다음이 은행 돈이다.
동북선 도시철도에 맥쿼리인프라는 자본금 354억원, 후순위대출금 473억원을 투자했다. 후순위 대출금을 보라. 이자가 9~14%까지 나오니까 6% 배당지급이 가능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사업이 망하면 돈을 떼먹을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맥쿼리인프라이다. 맥쿼리의 투자자라면 이 점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4. 강북우이선과의 비교
성북구와 강북구를 지나는 강북우이선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기사를 찾아보니 이유는 강북우이선은 하루 이용량을 13만명으로 '너무 많이' 사전에 예측했다. 성북+강북 인구를 합하면 76만명이다.
서울 시내 경전철 1호 민자사업인 ‘우이신설선’이 극심한 경영난 속에 파산위기에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개통 이후 내리 적자를 기록 중인 데다 승객의 30%에 달하는 무임승차와 환승할인 손실 탓에 뾰족한 해법도 없는 상황이다.
우이신설선이 적자에 허덕이는 이유는 우선 수요 부족이다. 당초 하루 13만명가량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요는 60%가 조금 넘는다.
[출처: 중앙일보] 서울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 4년째 적자에 파산 위기
https://news.joins.com/article/23879597
다만 동북선 도시철도는 하루 이용인구를 21만명으로 추산했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동북선 도시철도가 지나는 구들의 인구를 합하면 200만명이다.
왕십리역에서 상계역까지 환승 없이 26분에 갈 수 있어 4호선 환승을 해야 하는 지금보다 11분 빨라진다. 현재 미아사거리역에서 강남 선릉역까지 버스로 50분 넘게 걸리지만, 동북선 도시철도가 개통하면 환승을 통해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열차는 우이신설선 도시철도처럼 기관사가 없는 무인운전 차량이다. 차량 내 중앙통제시스템에 따라 자동 운행된다. 하루 약 21만3000명이 동북선 도시철도를 이용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출처 : 경향신문] 왕십리~상계역 ‘동북선 도시철도’ 2025년 개통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2162120015#csidxdd6e8260c8a73caa33983e90e6cdfbb
강북우이선 13만:76만, 동북선 도시철도 21만:200만을 따져보니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강북우이선처럼 적자에 허덕이진 않을 것 같다.
5. 결론 : 답은 없다. 열심히 지켜봐야지
향후 동북선 도시철도가 맥쿼리인프라의 배당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인프라 사업이라는 것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수익을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고, 앞서 말했듯이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없으니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유상증자 때 돈을 넣더라도 돈을 잘 버는지 항상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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