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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읽기

[강신주의 장자수업 1] 하고 싶은 대로 하자

by thomasito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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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는 국가주의 , 경쟁과 승자라는 시대의 패러다임 속에 무용론을 강조하여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옹호한 사상가였다.  어찌보면 10, 20년 전에만 나왔어도 주목받지 못하는 사상가였을 텐데 최근에 집단보다 개인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면서 주목받는 사상가인 것 같다. 이 책은 EBS에서 강신주 아저씨가 책의 내용들을 토대로 강의를 하는 내용을 보다가 구입하게 되었다. 왠만하면 요즘에 책을 잘 안 사는데 이 책은 너무 흥미로워서 사서 읽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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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莊子行於山中(장자행어산중)

장자가 산 속을 걷다가

 

見大木枝葉盛茂(견대목지엽성무)

큰 나무를 보았는데 가지와 잎이 매우 무성했다.

 

伐木者止其旁而不取也(벌목자지기방이불취야)

그 옆에 목수가 있는데도 베려 하지 않았다.

 

問其故(문기고)

장자가 그 까닭을 물으니

 

曰無所可用(왈무소가용)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莊子曰(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此木以不材得終其天年(차목이불재득종기천년)

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리는 구나.

 

 장자는 어떤 나무를 보고 쓸모가 없어서 타고난 수명을 누린다고 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쓸모가 있는 나무는 빨리 베인다는 것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할 때도 보면 큰 나무들은 하나 같이 곧게 생긴 나무가 없었다. 가지도 못생기게 나있고 기둥이 하늘을 향해 뻗지도 못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이유들이 지금의 안나푸르나를 만들게 된 것은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그다지 쓸모가 없는 것들이다. 사랑도 사랑하는 사람이 쓸모가 없어도 그냥 좋은 것이 장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지만 확실한 것은 쓸모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의 쓸모가 사라졌을 때 나에게 의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체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라

  사람들은 인간이 가축만을 길들였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인간들도 길들이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사회가 생각하는 좋은 삶이다. 학교에 늦지 않게 등교하고 부모님 말을 잘 듣고 좋은 대학에 가서 사자 직업을 얻거나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는 보상과 처벌이라는 적절한 수단을 통하여 사람들이 선을 넘지 않고 살아가도록 한다.

 

 물론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이 아니라고 한다면 언제나 후회하기 마련이다. 부모가 친구가 또는 사회가 좋다는 일을 했을 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음과 일치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이것은 일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차라리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후회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생각하는 이익과 손해의 이치를 따르지 않는다. 이를 따르지 않는 다는 것은 복종과 억압체계에 대한 순응의지가 없으며 진정으로 자유를 갈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경험상 자신이 선택한 길을 돌이키는 사람들은 돌이켜서 다른 일을 할 때도 잘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을 탓하지 않으며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것을 전공으로 삼았던 나는

 대학교 때 나는 사회학을 전공했다. 사실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는 상경계열에 진학할 만큼 점수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학과 사람들은 낭만이 있었다. 사회를 향한 다양한 시선과 비판적인 의견 그것이 바로 사회학과를 다니는 사람이 가진 일종의 자부심 또는 오만함 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너무 어려서부터 쓸모를 공부하는 상경계열 학생들에 대한 막연한 우월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사회에 나와서 사람들이 사회학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물을 때마다 먹고 사는 데는 도움이 안 되지만 사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라고 이야기 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인문학자를 배우며 인간의 합리성이 얼마나 세상에 해악을 깨칠 수 있는 지 배웠고,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으로는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어떻게 유지하는 지도 배우게 되었다. 이러한 배움들이 모두가 한 곳을 보며 달려갈 때 나는 멀찍이 앉아 생각할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이런 시간들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나를 굳이 안다는 것은 사실 피곤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다른 사람의 인생을 참고해도 내 인생의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답하지 않으면 평생 나를 따라다니게 된다. 왜냐하면 인생의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하기 전에, 근본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에 대한 생각을 기반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쓸모 중의 쓸모만을 생각하는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런 쓸모없는 생각들은 지금의 나를 세우는 데 많은 부분을 기여하였고, 직장 내에서도 나의 철학과 캐릭터를 가지고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쓸모없는 것이 가장 쓸모있는 인생의 모순적인 진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결국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쓸모와 무관하게 내적인 동기 그 자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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