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이 중요한 이유
우리 아버지는 지방 은행원이셨다. IMF 때도 파산하지 않았던 아주 괜찮은 지방 은행이었다. 아버지는 서울 지점에 계셨고, 다시 지방으로 발령이 나자 과감하게 은행을 그만 두셨다. 그리고 서울의 아파트를 사고 사업을 하셨다. 산 가격보다 아파트는 20년동안 4배가 올랐다.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가치로는 2배 정도일 것이다) 만약 지방에 발령 받아 은행원 생활을 계속 하셨다면 소득으로는 더 많이 벌었을지 모르지만 자산가격으로 보면 서울의 아파트를 따라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아버지는 서울행이라는 '큰 흐름'에 몸을 맡기셨던 것이다.
이 책도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짚어주는 책이다. 저자는 유튜브에 나온지 꽤 오래되었는데 처음에는 중국 전문가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투자 전반을 이야기하는 투자자로 성장했다. 내가 중국에 자주 놀러 갔던 2018년만 되도 슈퍼에서 100위안 짜리를 내면 거스름돈이 없을 정도로 알리페이가 널리 퍼져있었다. 한국사람들은 중국이 아직도 후진국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가 유튜브에서 하는 말들은 꽤 객관적이고 들을 만 했다.
저자는 시종일관 시대의 흐름을 읽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업을 하거나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시대 변화와 흐름을 빨리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물건이 안 팔려 매출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반드시 시대적 배경이 있고 결과 역시 그 배경에 따라 만들어진다. 만약 당신이 투자자라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부자로 만들어줄 것 같은 투자 아이템도 유효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큰 시대흐름을 파악해야 투자 대상의 유효 기간이 길지 짧을지 예측할 수 있고, 투자를 할지 말지 알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 자본가가 되어라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매우 잘못된 일 처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로지 정해진 길로만 가려고 하고 그 길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는 것이다.(요즘 의사 선호현상이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이것은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것에 뛰어들고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라!’라고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 결과가 ‘우주여행을 가겠다!’고 공언한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이 나타난 문화적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사실 한국이나 중국의 교육에서는 ‘위험’이라는 단어 자체를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조심하라”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경험을 하고 기회를 발견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감과 사고의 탄력성을 가질 수 없다.
개인의 성장과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 시쳇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편안한 공간, 익숙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우리의 잠재력이 발휘되고, 미처 몰랐던 강점과 능력도 드러난다. 물론 위험을 감수할 때는 실패나 좌절에도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실패나 좌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겪는 실패와 좌절이 큰 경험으로 학습됨으로써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과 행복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과거에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켜줄 제대로 된 제도도 없었고, 내가 돈이 많다고 한들 더 나은 사업가에게 투자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소액의 재산으로도 나보다 더 뛰어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주주로 참여할 수 있고, 기업가치 상승을 향유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노동이라는 행위를 제공하지 않고도 타인의 사업에 참여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어려운 사업을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말이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늘 이런 말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로 살아가야 한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4학년이 되면 취업에만 매달린다.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이 될 생각만 한다. 근로 소득자가 되어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것도 좋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바로 근로 소득의 일부분을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회사 창업자와 같은 주주가 되는 것이며, 자본가가 된다는 의미다. 자본가가 된다는 것은 일하지 않아도 24시간 내내 현금흐름을 확보해줄 자산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돈을 벌려면 말랑말랑해야 한다
투자를 여러 해 해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돈을 벌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절대적인 것을 믿는 교조주의에 빠져 자신이 투자하지 않는 것은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하고 합리화하며 돈을 번 사람들을 욕한다. 하지만 진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말랑말랑하다. 생각을 요리조리 바꾸면서 세상의 흐름을 읽어간다. 그리고 돈을 번다. (돈을 번 사람들은 매우 조용하다. 왜냐하면 돈을 벌었다는 것을 남에게 말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을 번 사람들이 되게 뛰어난 인사이트가 있다기보다는 때때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살짝 올라탔을 뿐이다. 최근 5년 정도 미국 주식시장에 올라탄 사람들은 큰 돈을 벌었다.
미국 주식시장의 과거 70년 흐름은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다. 전체 흐름으로 볼 때 경제가 장기간 우상향하면 주가흐름도 결국 장기적으로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되어 있으므로, 투자 손실이 생겨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믿음을 갖고 보유하면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국가의 장기적 경제 상승 추세 속에서는 많이 버느냐 적게 버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 대부분 수익을 낸다. 큰 시대적 흐름을 먼저 읽고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하는 이유다.
그 배경에는 미국 주식시장을 지탱하는 자금이 기관투자자 위주 시장이며, 이 기관투자자의 자금 원천이 바로 국민들의 노후자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후대비는 오로지 부동산으로 하기 때문에 정부가 부동산 하락을 좌시할 수 없듯이 미국도 비슷한 논리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자본시장의 역동성과 경쟁력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가장 부러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중요한 건 미국 가계의 노후 대비 재테크 투자가 미국 증권시장을 대표적인 기관 투자자 중심의 건전한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후연금과 뮤추얼펀드는 재테크 투자의 좋은 파트너일 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특히 포트폴리오 투자와 장기 투자가 가능해져, 미국 주식시장이 늘 10년 넘게 우상향 곡선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시대의 화두는 무엇일까
저자는 유튜브도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말하듯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덕분에 나도 gpt를 통해 비트코인 공부를 좀 했다.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신용의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서 해결하고, 블록체인은 다수의 참여자들이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이에 대한 보상(채굴)을 통해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감기에 따라 발행량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처럼 계속해서 발행이 어렵고, 그것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게 되는 가치보존의 원천이다.
비트코인은 모든 사람이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모든 사람의 거래를 기록, 저장해 누구나 확인 가능한 시스템으로 신용 문제를 해결했다. 만약 미국 워싱턴의 A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B 사이의 거래를 한국의 C, 영국의 D, 중국의 E 모두가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두가 그 거래가 맞다고 동의해야 거래가 성사된다. 이 공간에서는 현실 세계의 신용이 문제가 되지 않고 제약도 없다.
그렇다! 블록체인은 현실 세계의 신용을 온라인 세계에서 구현하고 현실 세계에서 발생했던 신용 문제를 해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제 세상은 0과 1로 표기되어 수학적 암호 기술로 모든 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 친구가 누군지 모르지만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과 당신은 수학적 암호기술로 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거래가 가능해진다. 앞으로 모든 것이 NFT와 같은 디지털 증명서로 기록되며, 누구도 변경할 수 없는 블록체인 분산원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뼈아픈 사례가 있지만 중국투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볼만한다.
그럼 중국 자본시장 50조 달러 시대의 최대 수혜자는 누가 될 것인가? 바로 주식을 찍어내는 창업자들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곳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다. 혁신기업의 등록제 상장을 실시하는 상하이의 커촹반 거래소와 북경 거래소의 출시로 중국은 본격적인 자본시장 폭발 시대에 진입했다. 앞으로 돈을 찍어내는 사람보다 주식을 찍어내는 사람이 돈을 벌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찍어내는 주체는 기업이다.
월가는 이 점을 누구보다도 가장 알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월가는 미·중 패권 전쟁의 보이지 않는 용병이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경영하는 것이 자본가의 속성이다. 이익이 된다면 중국의 편에서 자본을 운용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미국의 편에서 자본을 굴릴 것이다. 마치 금융 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이 워털루 전쟁에서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교묘하게 베팅하며 자본을 증식시킨 것처럼 말이다. 미·중 패권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를 두고 말이 많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피 한 방울, 땀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을 승자는 언제나 그렇듯 자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을뿐더러 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이념도 없다. 투자자의 눈으로 그리고 시대적 큰 흐름으로 미·중 패권 전쟁을 바라보면 승자가 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
시대의 흐름은 존재하며, 그것들은 언제나 변한다. 대학교 다니던 시절 노량진의 수험생이 넘치던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난다. 그때 역사상 최고의 경쟁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사람들이 공무원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공무원이 나쁜 직업이여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선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사람들이 믿는 '미국주식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라는 사실도 몇 년 후에는 사실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면밀하게 보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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