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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I/증권사 PI

금융업 취업에 대한 진실 (특히 학벌에 대하여)

by thomasito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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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취업당시 자기소개서 썼던 것들을 보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 정보가 별로 없어서 인터넷에 돌고 있던 글들과 취업준비생들의 말들에 의존해서 준비를 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금융권(특히 증권업)에 있으면서 취업과 관련하여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7년동안 업무를 하며 느낀 바이다.

 

1. 학벌은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는 하다.

 나는 여행을 오래 다녀서 그런지 이런저런 호기심이 참 많았다. 입사하고 인사팀과 면담을 할 때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게 한가지 있었다.

 

"학벌로 필터링 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인사팀 직원은 3초 정도 망설이더니 "그렇다."라고 대답해주었다. 사실 내가 아직 인턴이었더라면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해줄 수도 있었겠으나 나는 이미 입사가 확정된 상황이라 진실을 말해준 것 같다. 인사팀의 인력으로 도저히 자기소개서를 모두 읽고 검토할 수가 없다고도 덧붙여주었다.

 

그래서 냉정하게 말하면 학벌은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하긴 하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의 학력 수준을 대강 가늠해보았는데 적어도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는 수도권 기준으로는 단국대학교까지는 보았고, 수도권 이외에는 국립대학교는 모두 보았다. (아무래도 지역지점이 있어서 있는 것 같고 내가 아는 국립대학교는 모두 들어보았다.) 

 

 물론 업권마다 차이는 있기는 하다. 은행업같은 경우는 지역인재를 공식적으로 뽑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대학의 금고역할을 하는 은행에서는 해당 대학 출신들을 뽑는다고 들었다. 내가 취업했던 2010년도 중후반에는 은행 2차 면접에서 대학별로 경쟁하는 거니까 옆 사람하고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라라고 이야기 했던 것도 들었다. (다만 이후에 은행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정책은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은행은 채용설명회에서도 자소서를 진짜 다 읽는다고 재차 강조했는데 은행이라면 왠지 다 읽을 것 같다. 

 

 자산운용사나 보험회사는 내가 직접적으로 경험해본 바는 아닌데, 자산운용사의 경우는 대형 자산운용사는 학벌을 좀 보는 편인 것 같고 물론 소형 자산운용사는 인력이 적어 사실상 대표님이 인사에 영향이 있다보니까 원하는 인재상이기만 한다면 또 크게 상관없는 것 같기는 하다. (운용사는 직접적으로 일해본 적은 없으나 제안서 같은 자료를 보면 운용역들에 대한 학벌이 기재되어 있었고, 대부분 훌륭한 학교 출신들이었다.)   

 

 또 최근에는 해외대학교 출신들이 많은데 해외대학교의 경우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아는 아이비리그 대학교 출신들은 아마 미국 현지에서 취업을 하는 분위기인 것 같고, 그 이외에도 주립대, 사립대 등 괜찮은 대학 출신들이 금융권에서 취업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학력은 워낙 민감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학력이 좋은 상위권 대학 출신들은 평균적으로 머리가 좋고 업무능력이 높은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사회생활은 업무능력 이외에도 인간관계, 운의 종합평가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있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2. 금융관련 학회나 동아리 or 관련 직무 경험은 많이 도움이 된다.

 나도 학교 다닐 적에 금융관련 학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금융권에 관심이 좀 많았던 시절이기도 했고 먼저 취업한 선배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어서 금융권에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치만 내가 취업했을 때는 같이 취업한 친구들의 한 10% 정도만 학회나 동아리 출신이었다. 아무래도 그 친구들이 인턴경험도 일찍 더 많이했던 게 경쟁력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점점 들어오는 인턴들을 보면 생각보다 금융업에서 어떤 업무들이 있는지를 굉장히 세세하게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 어떤 직무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도 막힘없이 척척 대답했었고, 그들이 지원한 이유도 현업에서 충분히 이해가 될 만큼 합리적인 이유였다. 예를 들면 기업금융 IB로 지원했던 한 친구는 그 이전에 이미 PEF, 벤처캐피탈에서 인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업계의 동향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최근 취업의 트렌드겠지만 일반적인 준비인 학점이나 토익보다는 특정한 직무에 대한 관심도가 결국 취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현실적인 관심도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현직자인 선배들과 접점을 만들 수 있는 학회나 동아리가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3. 책임감이 있으면서도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를 다니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사실상 회사 인력의 90%는 현재 업무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데 쓰이고, 오직 10%의 사람들만이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규채용을 하는 경영진 입장에서 정말 창의적이고 머리가 뛰어사람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실수없이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더 중요하다. 정말 나쁘게 말하면 팀장같은 직책자 입장에서는 시키지 않더라도 알아서 야근도 하는 필요이상의 근면한 직원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을 또 뽑지는 않는게 사람히 적당히 작은 의사결정들은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안에 따라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재량껏 알아서 업무처리를 하고 중요한 것만 포인트, 포인트 별로 보고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표현하기 어렵지만 주어진 업무를 실수 없이 처리하면서도 자신의 색깔대로 업무를 가공할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너무 필요 이상으로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다한다.'는 컨셉으로 가면 오히려 채용되기 어려운 것 같고, 책임감 있게 어떤 어떤 일들을 해왔으나 그 중에 나의 관점을 결합하여 이런 결과물들을 만들어왔다는 식으로 어필하는 것이 채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인 것 같다. 그러려면 너무 취업 한 가지에 몰두한 사람보다 정말 좋아하거나 잘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파본 사람들을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금융권 취업의 성패는 1) 적당한 수준 이상의 학벌, 2) 금융관련 학회/동아리 or 관련 직무 경험, 3)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하면서도 자기 색깔이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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