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따지는 시대
바야흐로 워라밸을 따지는 시대다. 아무래도 저성장의 시대이다 보니 풍운의 꿈을 꾸는 사람이 많이 없어졌다. 어찌보면 고성장 시대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임원이 되기를 꿈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임원 자체를 꿈을 꾸는 사람이 없다. 임원이 나쁜 자리여서가 아니라 임원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 매우 희박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취업하던 시절 부터가 워라밸이 화두였다. 사실 자기 할 일을 다 안하는 워라밸은 문제가 있지만, 대부분은 눈치보기 야근을 퇴근을 못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엔 극단치가 있기 때문에 자기 할 일은 안하고 워라밸을 따지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적당한 워라밸을 따지는 것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가치관이 성공이나 돈에 있지 않다면 이것은 더더욱 중요한 사명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업계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내용들로 간단히 구성해보았다.
은행 : PC 오프제가 존재하는 곳
금융권에서 은행의 입지는 특별하다. 우선 확실한 주인이나 오너가 없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굉장히 강력하다. 그래서 은행에는 PC 오프제라는 것이 존재한다. 특정시간이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게 되고, 야근을 하려면 사전에 사유를 기재해서 신청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지점에 적용되는 이야기인 것 같고 본사부서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또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다만 은행 본사에는 보여주기식 빠른 출근과 야근이 존재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확실한 주인이나 오너가 없기 때문에 중간 관리자인 조직장들의 힘이 있다. (그래서 일본 전국시대의 영주들이 존재하는 국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은행은 가장 강력하게 보장되는 PC 오프제가 있기에 워라밸은 왠만한 직장 평균이상인 것 같다.
증권 : 성과중심 조직
증권은 은행과 좀 다른 점이 태생부터가 성과중심주의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영업부서에 있으면 출퇴근 시간이 별로 의미가 없다. 사실 영업부서에 가는 것 부터가 워라밸보다는 성과를 추구하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영업부서도 물론 부바부겠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워라밸이 나쁘지 않다. (나의 카운터파티인 타 증권사에 전화를 할 때도 5시반 이후에는 대부분 회사 밖인 것 같다.)
영업부서가 아닌 관리부서의 경우 업무마감이 있는 팀들은 어쩔 수 없이 늦게 퇴근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해진 시간에 대부분 퇴근한다. 사실 관리부서의 사람들의 성향이 영업부서랑 다르기 때문에 워라밸과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
의외로 오너가 있는 증권사는 제국이기 때문에 주변의 영주들이 존재하지 않아 역설적으로 직원들이 워라밸이 좋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업계에 있으면서 느끼는 점은 증권사에서 보여주기식, 눈치보기식 야근 같은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증권사는 워라밸을 따지는 사람과 안 따지는 사람이 극명히 관리부서와 영업부서로 나누어 지기 때문에 딱히 불만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느낌이다.
보험 : 태생이 안정적인 조직
보험사는 태생이 안정적인 조직이다. 기본적으로 보험료가 계속 들어오고 그 돈으로 운용을 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가 안정적이다. 그래서 보험사는 은행만큼이나 한 군데를 오래 다니는 회사이다. (증권이 가장 이직이 잦은 것 같다.) 그런 문화 때문인지 워라밸은 좋은 편이기는 하나 고객과 관련된 부서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워라밸이 망가지기도 하는 것 같다.
특히 금융그룹 내 보험사에 있는 경우는 워라밸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대우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학력이 좋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보험사에 많이 있다고 들었다.
요즘 보면 금융권에서 대부분 정규직 직원들은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은 다 받는 것 같다. 연장근무 수당은 보통 시급에 1.5배를 가산하여 주기 때문에 보너스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론은 금융권의 워라밸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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