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 지하철 체험
우선 아르밧 거리에서 콕토베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아름다운 나라는 구글맵 따위에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지하철 구경할 겸 무작정 콕토베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보기로 했다.
냉전시절 소련은 카자흐스탄을 각별히 생각했는지 중앙아시아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지하철을 만들어주었다. 감성이 우리나라 지하철역 입구에 비하면 너무 고급지고 세련되었다. 중앙아시아 특유의 공공시설에서 느껴지는 감성인데 지하철역치고 너무 돈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들고 역무원들을 보면 바이브가 아직도 1970년대 소련시절에서 오신 것 같은 무관심과 불친절(?)의 바이브가 있다.
토큰 같은 거를 사서 개찰구에 넣는 방식인데 아마 몇 백원 수준이었던 거 같다.
구소련의 지하철 답게 정말 미친듯이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야 한다. 솔직히 이게 방공호 목적이 아니고서야 뭐겠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소련시절에 지었던 지하철들이 방공호 목적이 있어서 다 이렇게 미친듯이 깊이가 깊다고 한다. 이게 약간 사진으로 설명이 안되는데 타보면 느낌이 온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조지아 지하철에서도 느꼈지만 지하철 내부를 필요이상으로 너무 잘 해놨다. 양 옆으로 펼쳐진 아치형 플랫폼이나, 역사 안에 만들어놓은 조각들을 볼 때마다 예전 사회주의 국가의 비효율이 정말 느껴진다. 하지만 어쨌든 놀러온 사람 입장에서 보면 너무너무 신기하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바닥, 아치, 샹들리에에 하나하나 정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카자흐스탄 역사에서 세종대왕 같은 분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하철역은 너무 귀염둥이 답게 딱 11개이다. 웃긴게 저 노선이 메인관광지인 판필로프 공원, 센트럴 모스크를 단 한 군데도 가는 것도 아니라 저 노선의 존재 의의는 뭘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조지아 트빌리시의 지하철은 중요한 데 위주로 다닌다!)
콕 토베 소풍
콕 토베는 카자흐스탄 말로 푸른 언덕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서울로 치면 에버랜드같은 감성이다. 지하철역을 나가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키릴문자는 1도 모르는데다가 분명히 버스 정류장인데 기다리는 버스가 안와서 그냥 무식하게 걸어갔다. 사람이 꽤 많아서 기다렸는데 의외로 케이블카 비용은 2,000텡게 (우리돈 6,000원)밖에 안해서 좀 신기했다.
이거 타려고 한 30분 정도 줄서서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느꼈는데 카자흐스탄은 인종이 참 다양하다. 완전 동아시아 사람 처럼 생긴 사람도 있고 완전 러시아 사람처럼 생긴 사람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별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 생각일수도 있다..!) 개발도상국이라는 편견과 다르게 케이블카가 진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다.
올라가면 이렇게 설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들이 있고, 기념품 가게들도 있다.
별의별 것들이 다 있는데 암벽타기도 있고 관람차도 있다. 그냥 친구랑 사람구경하는 거 좋아해서 뭐 별거를 하지도 않았는데도 엄청 재미있었다. 참 인생에서 한 번도 못들어본 나라의 사람들도 이렇게 놀 거 다 놀고 재밌게 산다. 밤비행기를 타고 한숨도 안 자고 나와서 졸음이 좀 쏟아졌지만 곧 한국으로 가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자자!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카자흐스탄에 가면 꼭 지하철을 한 번 타보고, 콕 토베 구경도 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카자흐스탄에서는 그냥 길에서 손을 들으면 어떤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차를 세운다. 그게 택시다. (택시 찾느라 고생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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