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9 - [CFA] - [CFA] CFA Level1 합격 수기와 공부 방법
CFA : Chartered Financial Analyst
국제재무분석사라고 불리우는 이 시험은 금융권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이다. Level 1,2,3 를 모두 패스해야만 Charter holder가 될 수 있다. Level3를 패스했다면 그 공부량과 관심도에서 최종면접까지 가기에 충분한 자격증이며, 공기업에서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이기도 하다. 우선 CFA가 어떤 시험인지는 나중에 적어보고 오늘은 내가 왜 CFA를 공부하게 되었는지 적어보도록 하겠다. (CFA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하신 분은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CFA를 하지 않은 이유
CFA에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하신 분은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셨으면 좋겠다. 금융권 실무 4년차 주니어로서 쓴 글이기 때문에 학생시절에 막연히 생각하던 것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오랜 고민 끝에 CFA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동안 고민한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이미 합격했을지도 모른다. 2018년 6월에 응시하여 CFA Level1은 패스했다. 금융을 전공한 학생이라면 3개월 정도만 공부하면 된다는 말이 딱 맞았다. 대부분 문제들이 단답형이라 그렇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솔직히 그때 2019년, 2020년에 각각 Level2,3 를 도전했으면 Charter holder가 될 수도 있었다. 그때도 볼까말까 고민했지만 그 동안 도전하지 않은 여러 이유(변명)들을 나열해보자면,
- CFA는 회계사, 세무사 같은 자격증이 아니다. 일종의 학위같은 것이다.
- 국내에서 살아가는 데 별로 쓸모가 없다.
- 공부를 하는 시간에 다른 가치있는 것들을 더 해보고 싶었다. (스마트스토어, 탈잉 등등)
- CFA가 실무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선배들의 말들이 있었다.
- 공부를 하기 싫었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물론 다른 선택지들도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우선 세무사를 고려했는데 세무사는 분명 좋은 자격증이다. 실패하더라도 세법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업 수업생이 아닌 이상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끝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컸다. 직장인의 공부란 반드시 절대량의 시간을 투입하면 합격을 할 수 있는 시험이어야 하는데, 한국시험은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다.
CFA를 다시 하게 된 이유
그럼에도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가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보다 컸다.
1. 주니어일때 CFA는 가치가 있다.
회사생활에서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3가지 중에 하나가 있어야 한다. 운, 빽, 실력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 운은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빽은 노력한다고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주니어 때는 경력으로 나를 어필할 수 없고 눈에 띄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관련 경력이 있다면 어필하기 좋겠지만 그렇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학벌이 좋아서 눈에 띄거나, 과가 눈에 띄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다면 결국 자격증이 있어서 눈에 띄는 방법이다. 자격증이라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의 자격증을 따기 위한 노력은 알 수 있다.
리스크 부서에 발령받은 친구를 보니까 FRM 자격증이 있었고, 리서치나 영업부서에 간 친구들은 CFA가 최소 Level 2라도 있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런 자격증이 없어도 갈 수 있다. 그냥 진짜 운이 좋거나 나를 좋아하는 헤드가 있거나 정말 누가 봐도 두드러지는 실력이 있으면 된다. 하지만 갓 학교를 졸업한 학생으로서 나의 실력을 두드러지게 발휘하기 어렵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타이틀이 필요하다. 학벌, 학과, 자격증 이 3개가 학생이 어필하기 가장 쉬운 타이틀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 중 학벌과 학과는 이미 끝난 게임이고 자격증만이 내가 바꿀 수 있는 게임인 것이다. 물론 CFA는 워낙 비싼 시험이라 입사 후에 회사 돈을 지원받아 보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내가 대학생이라면 나의 관심사를 어필하기 위해서 CFA Level 1 정도는 좋은 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간혹 투자자산운용사같은 자격증을 미리 따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어차피 회사들어오면 다 따야하는 자격증이고 돈도 다 지원해준다.)
2. 강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어떤 형태로든 타인에게 도움을 하는 일을 할 때 가장 보람되다. 사람들이 나에게 종목추천, 세금, 경기전망 등을 물었을 때 도움주는 대답을 줄 때도 행복하고, 여행 관련된 질문을 할 때도 가장 행복하다. 회사에서도 타부서에서도 업무관련된 질문을 할 때도 내 업무에 관해 설명할 때 기분 좋았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강의할 수 있는 능력이 되게 중요한 능력인 것 같다.
3.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CFA라는 전문가의 타이틀을 달고 싶었다.
세상에 타이틀이라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점을 최근에 발견했다. 요즘에 김유진 변호사의 새벽 4시에 일어나기 같은게 유행한다고 들었다. 아마 그 분이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김유진의 새벽4시 일어나기'였고 사람들이 이걸 봤을 때 '아 뭐 김유진이라는 사람은 일찍 일어나는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김유진 변호사의 새벽4시 일어나기'라면 '와 변호사니까 새벽4시에 일어나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하겠지? 멋진 사람일거야.'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사람이 타이틀에만 기대면 안되지만 타이틀이 사람들에게 주는 첫인상은 지대하다. 최근에 이안금융교육에 최일 선생님의 유튜브도 잘 보고 있는데 최일 선생님도 항상 최일 CFA라고 하신다. 내가 금융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내가 '강사 토마스'인 것보다 '강사 토마스 CFA' 인 것이 훨씬 더 좋은 인상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자그마한 타이틀을 하나 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나의 블로그, 나의 유튜브 채널, 나의 책 한권을 실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토양이 되기를 바란다.
4. CFA는 잘만 활용하면 좋은 무기가 된다.
내가 아는 분은 일본에서 MBA를 공부하셨고, 합격 후 일본 CFA 협회에 등록했다. CFA는 연간 350불을 납부해야 CFA 협회에서 각종 행사를 챙겨준다. 원래 원칙적으로 CFA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CFA 타이틀을 쓰지 못한다. (미국은 정말 엄청난 자본주의 국가다 ^^) 어쨌든 그 분은 매번 일본에 가서 세미나를 듣고 일본의 업계에 계신 분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온다.
작년부터 계속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약자)가 투자의 트렌드가 될 거라고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많이 이야기 하셨는데, 올해 국민연금같은 연기금에서 ESG에 걸맞는 투자방향을 정할 거라고 언론에서 정말 많이 나왔다. 일반 기업들도 ESG를 준수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어쨌든 ESG가 단순히 '좋은 투자'라는 명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돈이 되는 투자방법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CFA가 쓸모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사람은 자기가 어떻게 하기 마련이다. CFA 협회에 등록해서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네트워킹하며 지낼 수 있다.
5.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게 나에게 쓸모있는 경험이 될지 생각하고 행동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은 실제 실행에 옮겨보기 전까지는 그게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CFA에 일단 도전하고 합격해보고 그 다음에 생각해보려고 한다. 인생이란 실제로 열심히 피땀흘린 경험이 쓸모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금융시장을 이해하고 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좋은 토양이 되리라 믿는다.
무엇이든 왜? 라는 질문이 무엇? 이라는 질문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충분히 공부해야할 이유를 적었으니 앞으로 할 일은 실천하는 일 뿐이다. 블로그에 한 번 상세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혹시 CFA를 공부하시는 블로거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웃하고 소통 환영합니다. 금융권을 준비하시는 학생 분들도 질문 있으시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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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CFA 2021년 5월 시험 오픈 카톡방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레벨 무관 정보공유나 각종수다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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